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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3일 단식, 72시간 단식 후기

by podami 2019. 9. 25.

 

 

1.

GM다이어트를 5월 초에 한 후 한동안 잊고 살았다. 사실 체중도 안쟀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었다. 좀 굴욕적이지만 이곳에서 " 너처럼 많이 먹는 사람 처음 봤다" 라는 등의 말을 들으면서 지낼정도. 꾸역꾸역 처먹는게 좀 한심스러워 보이고 약간의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냥 먹고 싶었다.

정신적으로 허기지니까 계속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독일에 와서 15KG정도 쪘다. 이 정도면 정신적인 문제가 맞다. 마음은 초조한데 일은 잘 안풀리고 무기력이 반복되면서 비만이라는 질병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남의 시선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되다보니 편하게 다녔던 것도 있다. 물론 가끔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그 시선에는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사실 한국인을 제외하고는 여기서 굳이 나의 체형이나 몸무게에 대해서 이야기 할 일이 없어서 (무례한거니까) 자유로운 돼지가 될 수 있었다.

 

남의 눈치 안보고 살기에는 최적의 생활 공간이다 .물론 한국에서 이렇게 쪘으면 하루하루 인신공격에 멘탈이 너덜너덜해져서 이 지경이 될때까지 불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2.

이 블로그에 GM다이어트 후기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계신대,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5월 초 이후 딱 5개월 되는 사이에 나는 식단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고, 운동도 하지 않아서 오히려 요요가 와서, 5월에 감량 했을 때 몸무게 기준으로 7KG가 쪘다. 하지만 GM으로3.  4키로를 뺐던 것이니, 결국 3KG가 찐 셈. 

 

3. 

지난 주 금요일 합격 소식을 듣고 난 다음날 저녁부터  3일 디톡스를 하기 시작했다. 몇 달만에 체중계 건전지를 사서 재보고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고, 한국 가기 2주전인데 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공항에 내린 순간 쏟아질 주변 사람들의 고나리질이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72시간 단식으로, 큰 체중 감량을 노린다기보다 일단 폭식증에 걸린 이 매커니즘을 끊어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일했을 내 장기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4. 

(1) 9/21일 저녁 금식 -0.5일차 

-이 날은 사실 오전 오후에 금요일에 사람들과 먹다 남은 피자 한판과 과자 짬처리를 한 상태여서 배불러서 저녁을 안 먹는게 속이 편했다. 물론 전혀 힘든게 없었다. 

(2) 9/22일 하루 통으로 금식 - 레몬수만 마셨다. 1.5일차

-메이플 시럽에 레몬 갈아서 물 두병에 마셨다. 머리가 너무너무 아파서 저녁에 일찍 잤다.

(3) 9/23일 하루 통으로 물 단식( 2.5일차 )

-생각보다 머리가 아프지 않고 속이 편했는데 나트륨 섭취가 없어 소금만 조금 찍어 먹었다.

(4) 9/24일 3일 

- 땅크부부 만보 걷기 운동을 했다.

-저녁부터 식사를 했다. 오이와 당근을 먹었다. 숙변 제거의 목적이 있었다. 

***결과 ***

72시간 단식 결과 2.6KG가 빠졌다. 장점은 속이 편하고 음식중독의 흐름을 좀 끊고 장기를 쉬게 해준 것. 3일만 단식하므로 힘들지는 않았다. 6개월에 한번 하려고 한다. 다이어트 시작 전에 하면 좋은 것 같다. 특히 숙변 제거가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이 이후에는 단백질 섭취하고 간헐적 단식이랑 운동 병행해서 차차 예전 체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목표는 내 키에 맞는 표준체중이고, 건강 회복이다. 

5.

인생에서 크게 다이어트를 성공한적이 두번 있다. 그리고 대략 항상 5년정도를 유지했다. 

고3 끝나고 20대 초쯤, -16KG, 그리고 실연 후 20대 중반 -13KG. 

그런데 몸이라는게 항상성이 있어서 그냥 정신줄을 높아버리면 언젠가 한번 찍었던 최고 몸무게로 돌아간다.  정신없이 돈을 모으기 시작 할 때인 20대후반부터 살이 조금씩 야금야금 붙더니 독일에 와서는 살이 엄청나게 쪄버렸다.

그런데 행복한 돼지로 살면 좋겠지만,  결국 한국에서 살거고 한국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 인생이라면 애초에 이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일단 살이찌면 몸이 아프고, 마음이 쉽게 병든다.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몸도 무겁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시시콜콜 아프다. 특히 한국의 정서상 살찌는건 용납을 못하므로, 주변의 잦은 지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고 나따위가 뭐, 내가 되겠어, 이런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러면 인생이 잘 안 굴러간다. 이제 급찐급빠 안하고 천천히 뺄 것이다. 과식말고, 간헐적 단식하고, 운동 꾸준히하고 66일 챌린지나 해야겠다.

 

아 정말 중요한것! 사람을 만나면 안된다. 사람 디톡스도 중요하다. 사람들을 만나면  먹게되고,  흐름이 쉽게 깨진다. 공부든 다이어트든 잠수타는건 필연적인듯.